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24> 한 성교육 강사의 고백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지난 7일 울산 대영교회에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성경적 성가치관 교육을 하고 있다.
2019년 연말, 한 자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트랜스젠더로 살던 삶에서 돌이켜 이제 하나님이 주신 성별대로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의 성별이 의학적으로 바뀔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성경적으로 설명해 주는 성교육 강사는 단 한번도 못만났고 했다. 그저 콘돔, 피임, 자기 성적 결정권을 말하는 성교육자들을 청소년 시기에 만났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그래서 바른 성가치관과 진리를 전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 성경적 성교육 강사 양성과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 자매가 공개한 사진 속에는 평범했던 어린 시절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7세 때 성폭행 사건 이후 그 충격과 아픔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마치 콘크리트로 덮은 것처럼 오랫동안 묻어 뒀다. 그 사건으로 인해 마음속 깊이 ‘내가 남자였더라면,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가득 차게 됐고, 엄마가 치마를 입히려고 하면 경기를 일으키듯 반항하기도 했다고 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상처만 키우다가 자신이 남자가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성별 정체성이 자리 잡는 중요한 시기인 사춘기에 그녀는 남성 혐오증이 생기고 여자에게 더 끌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원래 여자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오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면서부터 트랜스젠더 남성이 되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2013년 9월 남성으로 성전환을 결심, 11월에 정신과 상담을 받고 성정체성 장애(gender identity disorder) 진단을 받아 2014년 2월부터 남성 호르몬을 투여받기 시작했다. 이후 4년여간 남성 호르몬제를 투여받으면서 그 영향으로 넓은 어깨에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의 모습이 됐다.
그녀는 그때를 회상하며, 만약에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때 어린시절에 겪었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먼저 털어놓았더라면 남성 호르몬제 치료에 앞서 성폭력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생긴 왜곡된 성의식부터 다루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아쉬워했다. 그때까지 그 사건을 철저히 숨기고만 있었기에 적절한 시기에 치유 과정을 밟지 못하고, 오히려 남성으로 성전환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자에서 남자로 성별을 전환하기 위해 시작한 호르몬 치료는 심리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큰 고통을 가져왔다. “지금까지 여자로 살던 사람이 남성 호르몬제를 맞으니 몸이 급격하게 힘들어 졌어요. 목소리가 굵어지고, 없던 근육이 여기저기 마구 생기면서 몸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고, 온종일 졸리더니 얼굴이 나날이 변해 갔어요.”
내면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으로 우울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동네의 친한 지인이 예수님을 믿자며 그녀를 교회로 인도했다. 그녀는 예수님을 깊이 만났지만, 성향이 단번에 바뀌지는 않았다.
여자를 향한 동성애적 감정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힘들었기에, 모든 욕망을 내려놓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다시는 동성애를 하지 않겠다고 결단했다. 문제는 성전환증이었다. 남성 호르몬제를 투여하던 중이었으므로 남자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의 몸을 유지하면서 여자와 연애만 하지 않으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몸에 문제가 생겼다. 2주에 한 번씩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서 월경이 중단된 상태였는데, 갑자기 부정 출혈이 생긴 것이다. 검사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대개 호르몬 치료를 2~3년 이상 받다 보면, 자궁과 난소가 수축돼 제 기능을 상실하기 마련인데, 그녀의 자궁과 난소는 너무나도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사건을 호르몬을 끊고 다시 여자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였다. 그 후 그녀는 남성이 되기 위한 호르몬 치료 일체를 중단했다.
호르몬 치료를 중단한다고 해서 곧바로 여자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다시 생물학적 여성의 일반적인 신체적 조건으로 돌아오기까지 길면 4~5년은 걸린다고 한다. 그녀는 겉모습은 여전히 남자인 채로 방문하는 교회마다 “저는 여자입니다”라고 선포하며 간증했다. 그랬더니 많은 분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도움을 줬다고 한다.
2018년 9월쯤, 호르몬제를 완전히 끊었다. 1년 반 만에 여자로 돌아온 것은 기적이라고 한다. 그 후 성교육에 관심을 갖게 돼 필자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누군가 저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해 줬더라면, 제 인생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처럼 성폭력 피해의 영향으로 갖게 된 왜곡된 성별 정체성 때문에 힘들어 하는 10대 청소년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방법으로 돕기 위해 자기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필자가 만난 자매는 언제 남자로 살았나 싶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우며, 자상하고, 섬세하며 예술적 감성이 살아있는 하나님의 귀한 딸이었다. 자매는 반짝이는 눈으로 오늘도 하나님 앞에 서서 이렇게 기도하곤 한다. “저의 부족함과 어리석었던 경험까지도 하나님께서 방황하는 영혼들을 구하는 일에 쓰신다면, 저는 정말 기쁨으로 순종하며 나아가려 합니다.”
김지연 대표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