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살인죄로 교도소로 이송되고 있는 데니스 닐슨(오른쪽).
그는 2018년 72세의 나이로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입력 : 2020-04-28 00:04
프로이트는 동성애를 정상이 아닌, 하나의 변이(variation)라고 봤다. 프로이트의 뒤를 이은 대부분의 정신분석가도 동성애를 병으로 봤다. 그러나 동성애 단체는 동성애가 정상이고 만일 동성애를 정상이 아니라고 말하면 인권침해가 된다고 주장한다. 영국 역사상 최고의 살인마로 손꼽히는 데니스 닐슨의 사례를 통해 이것이 얼마나 허황된 주장인지 살펴본다.
그는 1945년 11월 23일 스코틀랜드 한 시골에서 태어났다. 영국의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먼 친척인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육군에 입대했다. 닐슨은 군 복무 시절 동성애에 눈을 떴다고 한다. 그리고 군대에서 경험한 동성애가 닐슨의 평생을 따라다니는 성적지향이 된다.
그는 취사병으로 뼈에서 고기를 발라내는 작업을 했다. 이는 훗날 살인 행각을 벌일 때 상당히 유용한 기술이 됐다고 한다. 그리고 27살에 육군을 퇴역하고 경관으로 근무하다가 공공 직업 안정소에 공무원으로 취직했다.
성실하게 일한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관리직으로 승진했으며 노동조합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는 유년·청소년기를 특별한 문제 없이 보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정상적인 삶을 살았다. 오히려 동물을 사랑하고 온화한 사람이었으며 반전주의자이자 좌파 성향의 사회 참여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겉으로 볼 때 전혀 정신질환의 증후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그가 5년간에 걸쳐 15명의 남성을 살해하고 죽인 시체와 성관계를 맺었다. 78년 12월 29일 데니스 닐슨은 술집에 갔다가 스티븐 홈스라는 14세 소년을 만난다.
닐슨은 홈스를 유혹해서 집으로 데려와 동성 성관계를 했다. 다음 날 새벽 닐슨은 잠들어 있는 홈스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넥타이로 목을 조르고 욕조에 담긴 물에 머리를 박아 살해했다. 닐슨은 살해한 홈스의 시신을 깨끗이 씻긴 후 다시 동성 성관계를 갖는 등 실로 말 못할 기이한 행위를 저질렀다.
이후 식사를 하거나 TV를 볼 때도 홈스의 시신과 함께했으며 외출할 때는 마룻바닥에 숨겼다. 이런 식으로 7개월이 지나 홈스의 시신이 부패해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정원으로 끌어내 불태웠다. 일부러 타이어를 함께 태워 살이 타는 악취를 감추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연인이 됐다가 살해당한 남성들은 평범해 보이는 외모와 겉으로 드러난 친절하고 따뜻한 모습만을 보고 의심 없이 접근했다가 무방비로 살해당했다. 그러나 닐슨의 살인 행각은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우연한 계기로 드러난다.
닐슨은 이사 후에도 평소 하던 대로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 조각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그러나 아파트의 하수도가 전에 살던 단독주택과는 구조가 달라서 곧 버티지 못하고 막힌다.
막힌 아파트 하수도를 고치러 온 배관회사 직원이 깊이 3.5m의 맨홀 바닥에서 썩어가는 대량의 뼈와 살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1983년 범죄 덜미가 잡힌 닐슨은 재판에 넘겨져 종신형을 받게 되고 2018년 5월 72세의 나이로 요크 근처 교도소에서 자연사했다.
이제 다시 프로이트의 ‘동성애는 정상이 아닌 변이’라는 이론으로 사건을 복기해 본다. 닐슨을 외부에서 봤을 때 동성애자였다는 것 외에는 특이점이 없었다. 만일 닐슨의 표면적 문제인 동성애 뒤에 숨은 깊은 내면의 문제를 사전에 상담할 수 있었다면 15건의 살인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희대의 살인마가 된 닐슨의 인생 또한 구제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는 동성애가 정상이라는 주장이 차고 넘친다. 변이라고 말하지 말고 문제가 있다는 말도 써서는 안 된다고 침묵을 강요한다. 앞으로 이런 가짜 인권 논리에 계속 휘둘린다면 제2의 닐슨은 어떻게 막는다는 말인가.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
정리=백상현 기자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