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을 선언한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동성 간 성관계가 주된 감염경로로 추정된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왔다.
존 손힐 영국 퀸메리대 교수 연구팀은 21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4월 27일~6월 24일 기간 16개국에서 보고된 528건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이 된 감염자의 98%는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인 남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41%는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였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38세였으며, 인종별로는 백인이 75%로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감염 사례의 95%는 성적인 접촉에 의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감염자 528명 중 169명(32%)는 감염되기 한 달 이내에 성소수자 행사를 방문했다고 답했다. 147명(28%)은 대규모 성소수자 행사(프라이드 파티)에 참석한 경험이 있었으며, 103명(20%)은 동성과의 성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 마약을 복용하며 성관계를 하는 ‘켐섹스’를 해본 적이 있다고 말한 감염자는 106명(20%)이었다.
이어 피부 병변이 가장 많이 나타난 부위는 성기 주변(73%)이었다. 몸통, 팔, 다리(55%)와 얼굴(25%)에도 병변이 나타난 사례가 많았으며, 손바닥과 발바닥(10%)은 상대적으로 사례가 적었다.
피부 병변이 나타난 감염자의 60% 이상은 병변의 수가 10개 미만이었다. 또 54명(11%)는 단 하나의 생식기 궤양만이 관찰됐는데, 연구팀은 이러한 특징이 다른 성매개질환(STI)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장 의심되는 감염경로는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 남성들 사이의 성행위였다”며 “병변이 주로 생식기, 항문, 구강 점막 등에 나타난 것은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감염자 중 32명의 정액검사를 한 결과, 29명의 정액에선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DNA가 나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검출된 정액에서 전염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