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왼쪽)가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했다가 스웨덴 법원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아케그린 목사와
지난해 9월 스웨덴 남부 베르가 지역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지연 대표의 차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6> 도파민을 거룩한 일에 쓰라
입력 : 2020-04-23 00:07
하나님은 인간에게 도파민이라고 하는 신경조절물질(neuromodulator), 천연의 에너지 자산을 주셨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결심하거나 하고 싶다는 의욕을 느끼게 해주는 게 이 도파민이다. 인간이 일을 해내어 얻는 쾌락 즉 성취감이나 도취감 또한 도파민과 관련돼 있다.
도파민은 분비가 많이 될수록 쾌락을 더 강하게 느끼며, 두뇌 활동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작업 속도, 정확도, 목표지향적 행동, 인내, 끈기 등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일 중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투자 시간 대비 높은 효율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도파민의 분비와 수용체 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는 사람이다.
무기력감을 제거하고 작업 능률을 올릴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 이른바 각성제는 기본적으로 도파민의 역동을 늘린다. 도파민 분비 자체를 촉진하거나 도파민의 재흡수를 막아서 도파민의 지속시간과 양을 늘리는 것이다.
문제는 음란물 앞에서 자위하며 도파민 소모를 하는 성 중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독성 행동에 의한 반복된 자극으로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되면 항상성(homeostasis) 유지를 위해 시냅스 후 신경세포에 있는 도파민 수용체가 순간적으로 감소하다가(down-regulation)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도파민 수용체가 다시 복구, 증가하는 상향 조정(up-regulation)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시점은 이미 중독 행동이 중단된, 즉 도파민 폭풍이 끝난 상태이므로 각종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소중한 도파민이 재앙의 도파민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음란물 중독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부부관계 속에서 집중하는 데 사용해야 하는 도파민을 애먼 데 폭풍처럼 소비하는 것이다. 도파민 수용체 고장을 겪은 인간의 뇌와 심신은 점점 망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성경적 결혼과 연애 멘토링 포럼’에서 음란물이 왜 결혼생활에 악영향을 주는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음란물 시청이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죄이며 회개하자”고 촉구했다. 강의 후 “음란물이 죄임을 알게 해줘서 감사하다. 스마트폰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청년들이 다수 나왔다.
호르몬을 애먼 데 쓰지 말라
성행위 도중 증가하는 옥시토신이나 바소프레신은 성적인 흥분을 유발한 상대와의 유대감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호르몬이다. 원래 옥시토신은 자궁수축을 통해 분만에 영향을 주고 아기와의 유대감을 형성하며 모유 수유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항이뇨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바소프레신 역시 유대감과 친밀감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일부다처제인 들쥐에 바소프레신을 투여하면 일부일처제를 고수하지만 바소프레신 수용체 억제제를 투여하면 다시 일부다처제로 돌아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음란물 앞에서 자위하며 각종 유대감 호르몬을 뿜어내는 뇌는 결국 결혼 상대자와의 정상적인 성 행태 속에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리고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자극을 유발하는 포르노와 유대감·친밀감을 형성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 현상이 심해지면 음란물을 시청하기 위해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유대감과 친밀감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쉽게 말해 음란물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절부절못하며 하루를 지내다가 집에 도착해서 어두운 방에서 음란물 시청 준비를 하는 단계부터 몸이 반응하는 중독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음란물과의 유대감 형성. 이는 어찌 보면 도파민 폭풍에 의한 내성의 발현이나 수용체 고장에 의한 금단증상 발현보다 더 깊고 무서운 성중독의 기전으로 보인다. 캐나다 라발 대학교의 신경과학 연구원 레이첼 바르(Rachel Barr) 박사팀 연구에 따르면 포르노 중독이 되면 결국 배우자와의 정상적인 성관계에서는 발기부전을 보이기도 한다고 경고한다. 더 큰 성적인 자극을 갈망하도록 이미 보상체계는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기 때문이다.
성관계시 방출되는 각종 신경조절물질과 신경전달물질, 호르몬은 도파민(긴장, 집중, 적극성, 기분 좋음) 엔도르핀(극치감, 행복감, 해방감) 세로토닌(평온함, 만족감) 노르에피네프린(성적 흥분) 옥시토신(친밀감, 유대감) 바소프레신(친밀감, 유대감) 등이 있다. 이러한 중요한 체내 물질을 음란물 앞에서 남용한 결과는 성중독과 인간관계 파괴로 연결된다.
특히 음란물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은 “나는 나를 조절할 수 있고 재미 삼아 내가 한 일들에 중독되거나 빠져들게 되진 않아 난 언제든 게임을 끊을 수 있어”라며 자기를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태도는 중독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음란물의 구체적인 폐단을 알려야 한다. 정죄하지 않되 사랑을 담아 단호하고 명료하게 가르쳐야 한다. “음란물을 지금처럼 보다 보면 중독에 빠지고 너의 뇌 자체가 망가질 수 있어.”
김지연 대표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