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시리즈2] '게이들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 美 대통령

역사적 흔적

[동성애 시리즈2] '게이들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 美 대통령

한명덕 0 3,002 2020.10.17 05:10

 

인사권 이용 LGBT 수백 명 주요 공직에 임명.. 역대 최다

2012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5월호 표지로 ‘첫 번째 게이 대통령(The First Gay President)’라는 제목과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실었다. 사진 속 오바마의 머리 위에는 동성애자의 상징인 무지개 빛깔의 후광이 빛나고 있었다. 


‘첫 번째 게이 대통령’- 버락 오바마

▲ ‘첫 번째 게이 대통령’- 버락 오바마

2009년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오바마의 족적을 살펴보면, ‘첫 번째 게이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다. 그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동성애자들을 고위 공직에 가장 많이 임명한 대통령이다.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수백 명이 재직 중에 있으며, 6명의 동성애자들이 각국의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을 이용하여 주요 공직에 LGBT들을 임명하고 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주요 정책 결정 분야에서 동성애자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HIV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미국 내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을 폐지한 이래, 동성애자들의 군복무를 허용하고, ‘결혼을 이성간 결합’이라고 규정한 연방 결혼보호법을 폐지시키고, 미국 전 주(州)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등 기존의 사법 영역에 존재했던 동성애금지 법안들을 철폐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동성결혼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한 그는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게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동성애자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캠페인(HRC)’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이후 2014년까지 대중연설, 성명 등에서 ‘게이’라는 단어를 272번 사용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친 동성애적 행보를 이처럼 포괄적이고 체계적이며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대통령은 명실공히 오바마가 최초이다.


LGBT 수백 명 오바마 행정부 재직 중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쿨의 앤 조지프 오코널 교수는 1977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미국 상원에서 인준을 받은 80여 개 중요 보직의 고위공직자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책 분야의 고위종직자 중 과반 수 이상(53.5%)을 여성과 소수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LGBT들 또한 전임 정부에서 극소수가 활약했던 것과 달리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선 수백 명이 재직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바마 정부에서 6명의 게이가 대사로, 5명의 트랜스젠더는 연방기관 공무원으로 임명됐다. 밸러리 재럿 백안관 선임고문은 LGBT를 비롯한 소수자 집단의 공직 기용을 주도한 인물이다. ‘게이 & 레즈비언 빅토리 펀드 및 연구소’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08년 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3천명 이상의 LGBT들의 이력서를 넘겨 이들의 공직 진출을 물밑 지원했다.  


오바마 행정부, 정권 인수위원회에서부터 LGBT 참여시켜


2008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권 인수위원회에는 적어도 7명의 동성애자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가인 프레드 호치버그를 비롯해 전 샌프란시스코 관리출신 로버타 애크텐버그, 노동법 전문 변호사이자 클린턴 행정부의 고위 관리였던 엘레인 캐플란, 부시 행정부에서 루마니아 대사를 역임했던 마이클 게스트 등은 모두 동성애자들이다. 인수위가 선정한 7명의 동성애 출신자들은 300명이 넘는 대상자들 가운데 인수위 패널이 엄선한 사람들로서 오바마 정권의 인수작업에 참여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12월 동성애자 여성인 낸시 수틀레이 로스앤젤레스 부시장을 차기 백악관 직속 환경심의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했다. 역시 동성애자로 알려진 프레드 호크버그는 수출입은행장에 임명했다.

2011년 2월에는 백악관 사회담당 비서관에 동성애자인 제러미 버나드 전 국립인문학기금(NEH) 연락담당관을 기용했다. 버나드는 2008년 대선 당시 캘리포니아 주에서 오바마 후보를 위해 정치자금 모금을 주도했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은 존 베리(John Berry, 1959년생)를 동성애자로는 역대 최고위직인 미 연방 정부의 인력관리국(OPM) 국장에 임명해 190만 명에 달하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을 관리하게 했다. 오바마는 2013년 존 베리를 호주 대사로 임명했다. 존 베리는 호주로 부임하기 전 워싱턴에서 17년 동안 파트너였던 커티스 리와 결혼식을 올렸다.


존 베리와 미셸 오바마 그리고 그의 파트너 커티스 리(오른쪽부터)

▲ 존 베리와 미셸 오바마 그리고 그의 파트너 커티스 리(오른쪽부터)


2014년 8월 18일(현지시간)에는 사상 최초로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인 라피 프리드먼 거스팬(Raffi Freedman-Gurspan)을 백악관 직원으로 채용했다. 트랜스젠더들이 대통령 산하 위원회나 이사회 등에 임명된 적은 있지만, 백악관 직원으로 채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거스팬의 직책은 ‘인사처 복지, 고용국장’으로 백악관 인사처 직원들을 지휘해 정부 각 부처와 기구에 걸쳐 대통령을 보좌할 인재를 찾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한다. 성전환자가 인사권을 거머쥔 만큼 앞으로 성소수자나 동성애 관련 인사들이 대거 백악관에 채용돼, 친동성애 정책을 본격적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백악관 첫 동성애자 직원이 된 거스팬

▲ 백악관 첫 동성애자 직원이 된 거스팬

미국 최초의 동성애자 육군장관으로 임명된 에링 패닝

▲ 미국 최초의 동성애자 육군장관으로 임명된 에링 패닝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9월 18일(현지시간) 동성애자인 에릭 패닝을 차기 육군 장관으로 지명했다. 패닝 장관 후보자가 미국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면 미국 최초로 ‘공개적 게이’ 육군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패닝 후보자는 2015년 6월 육군차관 대행에 취임했고 그 이전에는 공군장관 대행 및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의 수석 보좌관을 지냈다.


뉴스윈코리아 기자 newswinkorea@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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