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그동안 '성 정체성 확인' 중심의 접근을 비판해 온 이들의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성전환을 원하는 청소년 다수가 이미 다른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었고, 성전환 의료 이후 그 문제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비율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는 청소년기의 성별 혼란을 곧바로 호르몬 치료나 수술로 연결하는 '확인 모델'이 아니라, 아이가 안고 있는 우울·불안 등 근본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먼저 살피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핀란드와 스웨덴, 영국 등 유럽 여러 나라는 최근 몇 년 사이 청소년 대상 성전환 의료를 제한하고 심리치료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 왔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을 통해 '성 정체성'을 법적 보호 범주로 삼으려는 시도가 국내에서도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아직 판단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되돌리기 어려운 의료적 개입을 권하는 사회적 흐름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다시 묻게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몸을 바꾸는 시술이 아니라, 그들이 겪는 고통의 진짜 원인을 함께 살피는 어른들의 책임 있는 돌봄이다.